지도에 백두대간 표기를 위한 서명운동-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나자
백두대간,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길가의 작은 풀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제대로 된 이름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 작은 풀은 더 이상 잡초가 아니라
하나의 의미를 가진 생명으로 다가옵니다.
우리 사는 이 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땅은
백두산에서 비롯되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중심으로 생명을 보듬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옛부터 백두대간은 산줄기, 물줄기의 모양과
방향을 기초로 구분한 우리 고유의 지리인식체계로, 오랫동안 사용해온 개념입니다. 나무의 뿌리와 가지, 줄기가 하나이듯 백두대간은 1400km를
한번도 잘리지 않고 국토의 등뼈를 이루며, 14개의 큰 산줄기와 수많은 작은 산줄기로 나뉩니다. 이 산줄기를 따라 한반도의 숲과 동물과 사람들은
살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곳에 살다가 어디론가 떠나기도 하지만 땅은 계속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키는 땅은 공간적
실체입니다. 그리고 공간적 실체인 땅의 이름은 그 땅이 가진 정체성의 상징입니다.
1000년 전부터 불려온
백두대간은 생명을 보듬고 우리 땅을 아우르는 정체성의 결정체였습니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그 의미는 사라지고 땅을 자원으로만 인식하는
산맥체계가 들어섰습니다. 백두대간으로 부를 때 땅은 하나의 생명체로 흙은 살로, 물은 피로, 풀 · 나무는 털로 인식되었습니다. 태백산맥으로
불리면서 땅은 생명을 잃고 이용을 위한 자원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이렇듯 산맥으로 불리며 잊혀졌던 백두대간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많은 산악인들과 지리학자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이제는 우리 산줄기의 일반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백두대간을 지키기 위한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이 1년 전인 2003년 12월에 제정 · 공포되었습니다. 법률을 살펴보면 ‘백두대간’이라 함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 설악산 · 태백산 ·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공간적 실체인 백두대간이 법률에서도 살아난
것입니다.
1000년을 넘게 사용해 오고 법률에서도 의미가 명확하게 규정된 백두대간을 우리는 현행지도에서는 여전히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자원으로 인식되며 지리부도와 온갖 지도에서 태백산맥으로 불리던 백두대간에게 이제는 제 이름을 불러줄 때입니다. 백두대간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시작으로, 13정맥과 주요 산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일은 우리 땅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생명체로 여겨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지도상에 백두대간 이름을 표기하기 위한 청원활동을 통해 백두대간 이름을 되찾는
일! 이 글을 읽은 당신이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 이름
되찾기, 이 서명을 녹색연합에서 모아 국토지리정보원에 청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서명작업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백두대간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청원서는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표기하여 만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청원서는 제출하였지만 서명운동은
계속 진행됩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백두대간의 올바른 뜻과 서명운동을 알려주세요.
끝으로 얼마 전에 돌아가신
김춘수 님의 시를 덧붙입니다. 백두대간 이름이 살아나서, 백두대간이 우리 삶터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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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A 백두대간, 이것이 궁금하다
Q1. 백두대간은 무엇인가요?
백두대간(白頭大幹)이란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산줄기’라는 뜻으로 백두산에서 시작해서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중심 산줄기입니다. 백두대간은 산줄기, 물줄기의 모양과 방향을 기초로 구분한 우리 민족 고유의 지리인식체계로, 나무의 뿌리와
가지, 줄기가 하나인 것처럼 1400km를 한번도 잘리지 않고 연속되어 국토의 등뼈를 이루며, 14개의 큰 산줄기와 수많은 작은 산줄기로
나뉩니다.
▲ 나무로 표현한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진 산에서 모든 물이 샘솟아 마룻금을 중심으로 이쪽 저쪽으로 떨어져 계곡과 강을 이룹니다. 그 물은 결코 산을 건너지 않고, 백두대간을 따라
흘러내린 물은 한강, 금강, 섬진강,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나라 모든 강의 발원지입니다. 또한 백두대간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회 문화의 측면으로 백두대간은 지역의 역사, 문화가 발생한 곳입니다. 옛날부터 사람은 강을 중심으로 모여 살며 고유의 문화를
이루었습니다. 대간과 정맥은 물길의 경계임을 동시에, 문화의 다름을 구분하는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자연생태의 측면으로 백두대간은 대륙의
야생 동․식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동통로 및 서식처로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산림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백두대간에는 주목, 사스래, 전나무 같은
희귀한 나무를 포함하여 다양한 산림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며, 금강초롱, 모데미풀, 꼬리진달래 같은 우리나라 고유 식물종(4,071종)의 33%에
해당하는 1,326종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까막딱따구리, 꼬리치레도롱뇽, 어름치 등의 야생동물
564종(포유류 55종, 조류 365종, 양서․파충류 34종, 어류 110종)의 삶터입니다. 백두대간은 산줄기와 강줄기를 통틀어 말하는
것을 넘어 모든 생명을 품고 있는 지형의 시작점으로 산림생태계의 핵심지역을 아우르고 있으며 나아가 국토전체의 자연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반도 생태계의 열쇠가 됩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대표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설악산을 포함, 오대산,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덕유산의 7개
국립공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두대간을 이해하고 보전하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Q2. 백두대간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썼나요? 백두대간이라는 말의 사용은 10세기 초,『옥룡기』에 '우리 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니'라는
설명이 등장한 것을 처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후 「고려사」, 「경상도지리지」,「세종실록」지리지, 「산수고」와 「산경표」같은 문헌에서 백두대간에
대한 조상들의 인식과 기록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백두대간은 1000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 온 우리나라 고유의 지리인식개념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일제시대를 지나며 산맥론에 묻혀 잊혀졌습니다. 이후 1980년대에 고지도 연구가 이우형씨가 헌책방에서 「산경표」를 발견하면서 백두대간의
개념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백두대간을 미신이라며 믿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백두대간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고
시민들에게도 친근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을 제정하여 백두대간의 실체를 법으로도 인정하였습니다.
▲ 조선광문회의 산경표
Q3. 백두대간과
태백산맥은 어떻게 다르죠? 앞서 이야기했듯,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땅 위의 실제하는 산과 강을 기초해 그린 실제 지형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태백산맥은 땅 속의 지질구조, 토양/암석 등을 따라 분류하여 그린 것으로 실제 지형과는 많이 다릅니다. 백두대간은
있는 산줄기를 그대로 표시하였기 때문에 지형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후, 역사, 풍습, 방언, 음악, 지역감정 등 모든 인문지리학적 사실을
설명하는 논리적 근거가 됩니다. 태백산맥은 땅 속의 지질을 반영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선을 표현한 것이기에 실제 지형을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 백두대간을 나타내는 산경도
백두대간은
1000년 전부터 사용한 개념이지만 태백산맥은 일제시대 때 일본인인 고토 분지로가 2년간 조사한 내용으로 만든 것입니다. 고토 분지로의 조사로
만들어진 태백산맥의 개념은 이후 100년간 아무런 검증이나 연구 없이 쓰여 왔습니다. 중/고등학교의 지리교과서를 보면 태백산맥은 다 다르게
표시되어 있을 정도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의 국토연구원의 '위성영상을 이용한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지질구조를 토대로 산맥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산의 규모와 연속성을 중심으로 산맥을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러한 산맥의 특성을 2차적으로
분석할 때 지질구조나 형성시기 등을 탐구하기도 한다. 한반도 산맥체계가 지질구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는 학계 일부의 주장과 다르게 지질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 실증분석결과로 명백히 밝혀지고 있다.”고 되어 있어 산맥개념은 실제 지형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정확한 근거자료와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 태백산맥을 나타내는 산맥도
Q4.
백두대간은 지도에 표기해야 하나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그렇습니다! 국가 지도를 펴내는 목적은 국가의 지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현행지도에는 실제 지형을 나타내는 백두대간이 아닌 땅속 지질을 나타내는 태백산맥을 산줄기를 따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Q5. 그럼 백두대간은 지도에 누가 표기하죠? 국가 발행지도를 만드는 것은 건교부 산하의
국토지리정보원이라는 곳에서 한답니다. 국토지리정보원에는 시․군에 지명위원회가 있고 이곳에서 안건이 결정되면 도지명위원회에 안건이 올라와 결정되고
국립지리원 중앙지명위원회에 올라와 최종결정이 되지요. 하지만 백두대간 같은 경우는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전국토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군
단위에서 안건으로 올리기는 힘들답니다. 하지만 2003년 12월에 제정된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에 백두대간의 의미가 정의되어 있습니다. 법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나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을 지도에 표기하듯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과 관련된 부서에서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 요청을
한다면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는 일이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랍니다.
Q6. 백두대간 지도 표기와 관련해서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직까지는 백두대간을 국립지리원 발행지도에 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 국토지리정보원에서도,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을
다루는 부서인 산림청과 환경부에서도 논의하거나 노력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Q7.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면 어떤 게 좋죠? 앞서 말했듯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지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지리체계이며 지도는 실제의 지리와 지형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게 되면 우리 조상들이 천년을 넘게 사용하며 검증된 지리체계를 지도에 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종주를 하는 사람에게도, 지리개념의 백두대간을 실제지리에서 찾고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지도는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나게 된다면 우리 땅을 제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아끼고 보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지리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지도의 참 목적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백두대간은 국가지도에 표기되어야 합니다. 또한 국민들이
백두대간이 품은 우리 땅의 생김새와 산과 물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여 국토에 대한 애정이 길러진다면 우리 땅을 건강하게 보전하는 활동에도 많은
이들이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Q8.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기 위해서 먼저
서명을 해주세요. 지금 녹색연합 홈페이지(www.greenkorea.org)와 백두대간홈페이지(www.daegan.org)에서는 백두대간을
국가지도에 표기하기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백두대간을 지도에 표기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널리널리 알려주세요. 백두대간은
백두대간보호법이라는 특별법으로 지키고 보전하려는 곳입니다. 대륙의 많은 생명들이 백두대간을 따라 살고있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며, 문화와
역사를 다양하게 이룰 수 있었던 우리 민족의 뼈대가 되는 산줄기입니다. 서명으로 백두대간을 이해하고 지키는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은
백두대간보전운동의 첫 시작입니다. 이 첫 발걸음으로 백두대간보전운동을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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