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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의 교훈



빈대의 교훈


하루 밥 세 끼를 해결하기도 어려웠던 지독한 빈농의 아들,
네 번의 가출과 세 번의 끌려옴을 반복하며 가난을 탈출해보려 안간힘을 쓰던 청년,
대한민국 1세대 기업가 중 유일무이한 자수성가 경영인,
‘밀어붙이기 식의 계산 없는 스타일’이라는 평가절하를 들어왔지만
내게 시련은 있으되 실패는 없다’고 일갈하며
특유의 직관과 행동력으로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확장한 거인 

네번째 가출을 감행한 열여덟 살의 정주영이 무작정 인천 부둣가로 찾아가
힘겨운 하역 노가다를 뛰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피곤한 하역 작업만큼이나 정주영을 괴롭히던 일이 있었으니,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빈대였다.
그곳의 노동자 합숙소는 온통 빈대 천지였는데, 몸이 솜처럼 피곤한데도
밤이면 빈대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정주영은 어느 날 꾀를 냈다.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면 빈대에 뜯기기 좋기 때문에,
모양새가 좀 웃기긴 하지만 밥상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잔 것이다.
예상대로 역시 빈대가 물지를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기어 올라와
예의 정주영 살점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물이지만 만만치 않은 놈들이었다.
 
정주영은 다시 머리를 써서,
밥상 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네 그릇에 하나씩 담가놓고 잤다.
빈대가 밥상다리를 타려다 양재기 물에 떨어져 익사하도록 하려는 묘안이었다.
역시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오르다 양재기 물에 떨어져 빠져 죽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 마리뿐 빈대들은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냈다.
사람의 피를 빨기 위해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간 다음,
누워있는 사람을 목표로 천장에서 정확히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때 정주영은 번개같이 깨달았다.
하찮은 빈대도 물이 담긴 양재기라는 장애물을 뛰어 넘으려
그토록 전심전력으로 연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제 뜻을 이루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깨달음이었다.
뜻을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정주영이 빈대로부터 얻은 교훈이었다.
 
정주영의 이러한 빈대로부터의 교훈은 그 후 그의 사업에서
 난관이 있을 때마다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보여주고 수천만 불의 조선소 융자를 얻어냈다든지,
한겨울 눈이 덮인 골프장에서 빨간 칠을 한 골프공으로 골프를 쳤다든지,
겨울에 잔디를 구할 수 없자 보리를 떠다 심어 공사를 마쳤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 정주영 경영정신 』중에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중에서


♬ 이사오 사사키(Isao Sasaki) 연주의 'Moon Riv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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