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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아버지

아버지! 세상은 당신을 변하라고 한다

헛기침만으로도 위엄을 세우고, 돈을 못 벌어와도 무시당하지 않고 살던
아버지는 이제 없다. 아이에겐 친구처럼 잘 놀아주는 아빠여야 하고,
아내에겐 양성평등한 남편이어야 하며,
직장에서는 잘리지 않고 잘 버텨야 괜찮은 아버지란 소리를 듣는다.
이제 가장이란 부담과 권위의 갑옷은 벗고
가볍고 따스한 사랑의 옷으로 갈아입어보자.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에는 눈물이 반이다. …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김현승의 시 ‘아버지의 마음’중에서



밤 11시. 김영수씨(50·자영업)는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으로 집에 들어선다.
아내는 드라마속 남자 주인공에게 푹 빠져 고개도 안 돌린 채 “왔수?”라고
건성으로 인사만 건넨다.
자기방에서 MP3로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 채팅을 하느라
아버지가 귀가했는지도 모르던 대학생 아들은 방문을 여니 고개만 까딱한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한쪽 귀고리. “사내자식이 그게 뭐냐”는 말이
어금니까지 차올랐지만 꾹 참는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고등학생 딸이 학원에서 돌아온다.
그가 돌아왔을 땐 본 척도 않던 아내는 “아유, 고생했다.
배 고프지? 뭐 먹을 거 줄까” 하며 아이에게 달려간다.
그제야 내일 막아야 할 어음 때문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저녁도 못 먹은 게 기억난다.
딸 곁에서 한숟가락 뜨고 싶어도 “여태 밥도 안 먹고 뭐했냐”는
잔소리를 듣는 것이 귀찮아 쓰린 속으로 잠자리에 든다.
잠이 올 리 없다. 내일 막아야 할 돈도 다 못 구했는데….
“밖에서 피말리는 전쟁을 치르고 집에 돌아오면 위안을 받고 싶지요.
그런데 집에서는 마치 내가 ‘투명인간’ 같아요. 가족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어쩌다 눈에 띄어도 왕따지요.
마누라와 자식 먹여 살리느라 하루종일 땀흘리는데 그걸 알아주기커녕
인사조차 못 받으니… 불경기라 회사는 어렵고, 집에서도 웃을 일이 없고…
담배나 한대 피우려고 베란다에 서 있으면 가끔 떨어져 죽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요.”
“아버지 술잔엔 눈물이 반이다”
가정의 달 5월. CF에선 가족들이 사랑 가득한 표정으로 “아빠, 힘내세요”라고
노래하고 어깨가 축 처진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는 안쓰럽다는 듯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며
남편의 손을 이끌지만 정작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이면서도 제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버지.
오늘을 사는 아버지들의 자화상이다. ...................................<어느 게시판에서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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