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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재, 령(嶺), 현(峴), 치(峙), 천(遷)

산공사이 2012. 4. 4. 14:16

고개, 재, 령(嶺), 현(峴), 치(峙), 천(遷)

 

고개(古介)를 나타내는 지명은 한자어로 령(嶺), 현(峴), 치(峙), 천(遷) 등이 있고 우리말은 재, 고개 등이 있다.

재와 고개는 우리말 지명으로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재와 고개중 재가 시기적으로 다소 앞서 사용된 듯하고

고개는 그 이후에 표준어로 정착되었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 우리의 고개 지명에서 현지 주민에 의해 사용되던 우리말 지명은

대부분 재를 사용했으리라 추측된다(예 : 태백시의 싸리재).

 

령(嶺)은 규모나 통행량의 면에서 큰 지역을 나타내며 지역간 통행의 중요한 통로를 형성하고 일찍부터 군사 요지로 주목 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백두대간 상의 큰 고개는 령(嶺)이라는 지명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예 : 대관령, 조령, 죽령, 추풍령).

 

현(嶺)은 령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고개를 나타낸다.

즉 규모나 유통량에서 령보다는 낮은 급이며 지방 중소 산지의 고갯길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된다.

 

치(峙)는 고개가 통과하는 산지가 다소 험준한 느낌을 주는 곳이며,

이는 꼭 산지가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지막한 산이면서도 우뚝 솟은 듯한 산을 경유하는 경우 치의 지명이 붙여질 가능성이 있다 (예 : 지리산의 정령치, 소백산의 마당치, 미내치, 울진의 답운치 )

 

천(遷)은 산에 있는 길 중에서도 아주 좁은 길로서 특히 벼랑 부근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너기에는 다소 험한 고갯길에 해당한다. (예 : 문경시의 관갑천) 그러나 이러한 고개명이 한자지명으로 바뀌면서 령(嶺), 현(峴), 치(峙)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엄밀한 기준에 의해 고개를 구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고개의 지형적 규모나 형세, 특성 등에 의해 각각을 령, 현, 치로 구분하는 것은 당시의 지형학 수준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산(山), (봉)峰, 대(臺)에 대하여 살펴보면

대(臺)는 큰 바위로 형성된 봉우리를 뜻하고 특별히 경관이 좋은 곳에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음.

            예) 문장대, 고적대

봉(峰)은 여러 봉우리로 이뤄진 산의 각 봉우리에 주로 사용된 듯 하며

산(山)은 봉우리의 집합체이거나 독립된 봉우리일 때 사용한 듯함.